임재범 은퇴 선언 뒤 직접 꺼낸 말, 음악이 끌고 온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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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tents Plus

대한민국 록을 상징해온 임재범 씨가 40년 음악 인생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임재범 은퇴 소식은 짧게 전해졌지만, 그가 직접 JTBC ‘뉴스룸’을 찾아 입을 열면서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퇴장이 아니라, 왜 이 사람이 이 시점에 이런 말을 남겼는지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무대 위 호랑이 대신 남은 말들

임재범 씨는 자신의 음악 인생을 두고 “내가 음악을 한 게 아니라 음악이 날 끌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선택과 도전의 연속이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의 표현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도망치려 해도 결국 같은 자리로 돌아오게 됐다는 말에서, 음악이 직업이 아니라 삶의 흐름이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제가 보기엔 이 고백이 임재범 은퇴 소식이 가볍게 소비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미 성공했고, 이미 전설로 불렸지만, 스스로는 끝까지 ‘끌려온 사람’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려했던 무대 장면보다 이 한 문장이 더 오래 남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호랑이 가죽을 쓴 토끼라는 소개

최근 ‘싱어게인4’ 심사위원으로 만난 임재범 씨의 모습은 과거와 결이 다릅니다. 그는 자신을 “호랑이 가죽을 쓴 토끼”라고 표현했는데, 이 별명은 딸이 붙여줬다고 합니다. 날카로운 평가 대신, 참가자 한 명 한 명을 바라보는 시선이 먼저 보인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보던 심사위원들과 비교하면 변화가 더 분명합니다. 경쟁보다 버티는 시간을 먼저 떠올리고, 결과보다 과정에 말을 얹는 쪽에 가깝습니다. 은퇴를 앞둔 시점이어서가 아니라, 이미 마음의 속도가 달라진 상태처럼 보였습니다.

‘비상’ 이후 다시 꺼낸 노래 한 곡

정규 8집 타이틀곡 ‘라이프 이즈 어 드라마’를 그는 스스로 ‘비상2’라고 부릅니다. 과거 ‘비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 회자됐던 것처럼, 이번 곡도 비슷한 자리에 닿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앨범을 화려하게 장식하기보다는,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히 남는 쪽을 택한 셈입니다.

임재범 은퇴를 앞두고 공개된 이 곡은 ‘마지막’이라는 수식어보다 ‘다시 한 번’이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끝을 알리는 노래라기보다, 이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라는 인사처럼 들립니다.

무대 밖에서 더 자주 나온 이름

인터뷰 내내 임재범 씨를 가장 오래 웃게 만든 단어는 음악이 아니라 ‘딸’이었습니다. 일이 없는 날에는 딸과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이 가장 좋다고 말했습니다. 40년 동안 무대 중심에 있던 사람이 선택한 다음 자리가 어디인지 분명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임재범 은퇴는 누군가의 상실이라기보다, 역할의 이동에 가깝습니다. 가수로서의 시간은 내려놓았지만, 아버지로서의 일상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 보입니다. 이 변화가 조용히 받아들여지는 이유도, 이미 충분한 시간을 우리와 함께 보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