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67년간 헌신한 천노엘 신부가 지난 1일, 고향 아일랜드에서 소천했습니다. 93세의 생을 마감한 그는 장애인과 그들을 돕는 이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인물로, 특별한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의 삶을 통해 지적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으로 향한 외국 선교사의 결단
천노엘 신부, 본명은 노엘 오닐, 그는 1956년 아일랜드를 떠나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6·25 전쟁 당시의 참상을 듣고 자신의 정체성을 세운 그는 결단의 순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외교관이 아니라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자각한 그는 이 땅의 지적장애인들을 위해 평생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의 사목 활동은 1958년 전남 장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서교동, 원동, 제주 등지의 본당에서 주임 신부로 활동하면서 지역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19세 장애인의 죽음을 목격한 후 그의 마음속에 무언가가 확 바뀌었습니다.
장애인 복지를 향한 첫걸음
1975년의 그 충격은 천 신부를 장애인 특수 사목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신부의 역할을 넘어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되어주고자 했습니다. 그의 발걸음은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까지 이어졌고, 다양한 나라에서 장애인들이 겪는 문제들을 직접 목격하며 고민하게 됩니다.
1981년, 그는 한국 최초로 장애인과 그 봉사자가 함께 생활하는 ‘그룹 홈’을 설립했습니다. 당시에는 혁신적인 시도로 여겨졌습니다. 이곳은 장애인들이 좀 더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신부의 헌신과 사회적 가치 창출
그룹 홈을 시작으로, 천 신부는 ‘엠마우스 복지관’과 ‘무지개공동회’ 등의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며 장애인의 권리와 존엄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2016년 대한민국 국적을 얻으며 그간의 헌신이 인정받았습니다. 그의 노력으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천 신부는 ‘지적장애인들의 수호천사’로 불리며, 그의 이름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혐오와 냉대가 아닌 사랑과 돌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의 유산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어떻게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그의 고향 아일랜드에서 진행된 장례식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고인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를 표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으며, 그의 철학과 원칙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성당에서 고인의 유해가 도착하면 별도로 기념 미사가 거행될 예정입니다.
천 신부의 간절한 삶은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했습니다. 그가 남긴 이야기는 단순한 일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그룹 홈의 의미와 미래
그룹 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남아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 공간은 사회 통합의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시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합니다.
천 신부가 가졌던 비전은 이제 많은 이들의 손에 이어줍니다. 그의 사려 깊은 헌신이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과 함께 하는 세상을 꿈꾸게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의 발자취를 따라
천노엘 신부의 여정은 끝났지만, 그의 비전은 살아있습니다. 장애인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그의 정신이 영감이 되기를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랑과 헌신으로 가득 찼던 그의 삶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천 신부의 헌신 덕분에 점점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가 그린 미래를 향해 더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그의 마음과 행동이 남긴 유산을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 모든 이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