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보다 오래 산 나무가 있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오늘은 세계 최고령 나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려 봅니다. 스웨덴의 9,500살 전설부터 칠레의 신비한 거목까지, 이 오래되었으나 살았는 생명체들은 지구의 시간과 변화를 온몸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TOP 1. 세계 최고령 나무 — 9,500살의 ‘올드 티코(Old Tjikko)’

스웨덴 다르라나 주의 툴루피엘렛(Fulufjället) 산 정상 근처에는 약 9,560년 동안 살아온 나무가 있습니다. 이 나무의 이름은 ‘올드 티코(Old Tjikko)’로,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인 기원전 7542년에 뿌리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죠.
2008년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라이프 퀼만(Leif Kullman) 교수가 탄소 연대측정을 통해 그 나이를 확인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나무는 한 그루의 줄기가 아닌 ‘뿌리 시스템이 세대를 이어가며 살아온 복제 생명체’였습니다.
- 📍 위치: 스웨덴 다르라나 주 툴루피엘렛 산
- 🌱 나이: 약 9,560년
- 🌳 특징: 뿌리 시스템이 세대를 이어 생존하는 클론 구조
즉, 겉으로 보이는 나무는 약 600년마다 새로 교체되지만 그 뿌리 구조는 약 1만 년 가까이 이어져 온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나무를 과연 ‘같은 나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 문제를 두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나무 수명 — 느리게 자라 오래 사는 이유
대부분의 과일나무는 약 50년을 살지만, 소나무처럼 천천히 성장하는 나무는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을 버팁니다. 놀라운 점은, 나무는 나이가 많을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이죠.
국제학술지 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오래된 나무일수록 나이테가 두꺼워지고, 매년 줄기와 가지, 잎의 질량이 최대 600kg까지 증가한다고 합니다. 즉, 나무는 나이가 들어도 ‘노화’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주는 생존력으로 더 강해집니다.
대부분의 생물은 세포 노화로 수명을 다하지만, 나무는 환경적 요인(벌목, 화재, 병충해 등)만 피하면 이론적으로 ‘무한히’ 살 수 있습니다.
TOP 2. 므두셀라(Methuselah)

이집트 피라미드가 세워지기 전, 미국 캘리포니아의 화이트 마운틴에서는 한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나무가 바로 므두셀라(Methuselah)입니다.
므두셀라는 4,853년 된 브리슬콘 소나무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단일 개체 나무로 인정받았습니다. 현재도 인요 국유림 내의 고대 브리슬콘 파인 숲에 살아 있으며, 정확한 위치는 보호를 위해 비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나무 이름 | 종류 | 위치 | 추정 나이 |
---|---|---|---|
므두셀라 | 브리슬콘 소나무 | 미국 캘리포니아 인요 국유림 | 약 4,853년 |
올드 티코 | 스프러스 | 스웨덴 툴루피엘렛 산 | 약 9,560년 |
그란 아부엘로 | 파타고니아 사이프러스 | 칠레 알레르세 코스테로 국립공원 | 약 5,484년 |
TOP 3. 그란 아부엘로(Gran Abuelo)

2022년, 칠레의 파타고니아 숲에서 또 다른 ‘세계 최고령 나무’ 후보가 등장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그란 아부엘로(Gran Abuelo, 즉 ‘위대한 할아버지’)라 불리는 알레르세 밀레나리오(Alerce Milenario)입니다.
환경 과학자 조너선 바리치비치(Jonathan Barichivich)는 이 나무의 나이를 약 5,484년으로 추정했지만, 코어 샘플이 완전하지 않아 정확성 논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란 아부엘로가 므두셀라보다 600년 이상 더 오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 🌎 위치: 칠레 알레르세 코스테로 국립공원
- 🌳 나이 추정: 약 5,484년
- 🧬 특징: 부분 코어 분석 기반의 추정치로 논란 존재
시간을 품은 생명
이 고대 나무들은 단순한 자연의 유산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은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해 기후 변화, 대기 조성, 생태계 변동을 추적합니다. 즉, 나무는 지구의 ‘살아있는 기록장’이자 미래 환경 변화를 예측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이 나무들은 “지속 가능성과 생태 회복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생명력은 우리에게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오래 남을 가치’를 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나무는 시간을 기억합니다.
인류보다 먼저 태어나 수천 년을 버틴 이 생명체들은
지구의 모든 변화를 묵묵히 견뎌내며,
우리에게 지속 가능성의 진정한 의미를 전하고 있습니다.
📌 세계 최고령 나무 한눈에 보기
이름 | 국가 | 추정 나이 | 특징 |
---|---|---|---|
Old Tjikko | 스웨덴 | 9,560년 | 뿌리 시스템이 살아남은 복제 나무 |
Methuselah | 미국 | 4,853년 |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단일 개체 소나무 |
Gran Abuelo | 칠레 | 5,484년 | 논란 속 새로운 최고령 후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