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벌써 범인이 나왔다고?!”
요즘 ENA 드라마 ‘허수아비’ 보시는 분들, 아마 저랑 똑같은 생각 하셨을 거예요. 보통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재미로 보는 드라마인데, 이게 웬일인지 7회 만에 범인 얼굴이 떡하니 공개된 거예요. 남은 회차가 5회나 되는데 말이죠.
솔직히 처음엔 ‘앞으로 뭘 보여주려고 저렇게 빨리 공개했지?’ 싶었죠. 저도 주변에서 ‘허수아비’ 범인 이야기 나올 때마다 “아직도 안 나왔어?” 하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다 제작진의 큰 그림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30년 전 사건, 그래서 지금 ‘허수아비’가 중요한 이유
사실 ‘허수아비’는 1986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0년도 더 전에 벌어진 실제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요. 영화 ‘살인의 추억’이 진범이 잡히기 전, 답답했던 그 시절의 공포를 그렸다면, ‘허수아비’는 무려 2019년에야 잡힌 진범을 30년 전 시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범인이 누구냐보다, 왜 30년이나 놓쳤는가”
박준우 감독님이 제작발표회에서 직접 하신 말씀인데요. 이게 바로 ‘허수아비’가 범인을 7회 만에 공개한 이유라고 해요. 그러니까 누가 범인인지 맞추는 게 드라마의 메인 포인트가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당시 과학 수사 시스템이 부족했던 1980년대, 얼마나 허술하게 수사가 진행됐고, 진실을 외면하거나 헛다리만 짚었던 건 아닌지, 누가 ‘허수아비’처럼 희생됐는지를 보여주겠다는 거예요. 제가 보기엔 이 지점이 시청자들이 ‘허수아비’에 열광하는 이유 같습니다.
“이거 우리 이야기 같네?” 공감 가는 현실
드라마를 보면 당시 경찰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잡아가 조사하고, DNA나 CCTV 같은 결정적인 증거 하나 없이 수사가 이어지는 모습이 그려져요. 시청자들 댓글에서도 “그 시절엔 DNA도 CCTV도 없었다”, “지금처럼 과학 수사가 됐으면 금방 잡혔을 텐데” 하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정말이지, 저도 요즘 시대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몇 날 며칠 밤새도록 뉴스를 봤을 것 같아요. 그런데 과거 이야기라고만 치부하기엔, 진실이 파헤쳐지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모습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 같아서 씁쓸하더라고요.
‘이용우’는 누구? 친동생을 향한 충격 진실
드라마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는 역시 동생 ‘이기범’(송건희 분)이 형의 정체를 알고 충격에 빠지는 장면이었죠. 30년 후 ‘이용우’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인물의 실체가 바로 ‘이기환’(정문성 분), 즉 이기범의 친형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정말이지 소름이 돋았습니다. 동생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도 뻔뻔하게 행동했던 형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분노를 금치 못했는데요.
“친동생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이복형제 아니야?” 하는 추측성 댓글들이 달리면서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어요. 실제로 드라마 제목인 ‘허수아비’가 범인을 쫓는 듯 보이지만 결국 헛다리만 짚게 되는 수사 과정, 그리고 진실에 다가갈수록 무너지는 인물들의 모습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
범인의 정체를 알고 보는 수사극, 이게 사실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런데 ‘허수아비’는 오히려 범인이 공개된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앞으로 남은 5회에서는 누가 범인인지 찾는 것보다, 왜 모두가 그를 놓쳤고, 누가 진실을 외면했으며, 또 누가 이 모든 과정에서 희생양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합니다.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도 ‘허수아비’ 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범인 알고 나서 더 재밌어졌어”라고 하더라고요.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상태에서 펼쳐지는 심리 싸움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오히려 긴장감을 더 끌어올린다는 거죠. 이미 6회 만에 ENA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허수아비’, 남은 이야기가 얼마나 더 충격적이고 흥미진진할지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