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밑창과 등산용 로프 끈으로 만든 모듈형 스니커즈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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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tents Plus

3D 프린팅으로 만든 친환경 신발, 새로운 가능성

여러분은 혹시 신발 한 켤레가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흔히 신는 운동화나 구두는 대부분 접착제와 여러 가지 재료가 복잡하게 붙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신발은 수명이 다했을 때 재활용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밑창, 가죽, 끈이 서로 강하게 붙어 있어서 분리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신발은 결국 쓰레기 매립장으로 가거나 소각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최근 카자흐스탄 출신 디자이너 다니야르 우데르베코프(Daniyar Uderbekov)가 내놓은 아이디어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UDRB라는 이름의 모듈형 스니커즈를 개발했는데요, 이 신발은 단순히 멋있거나 독특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환경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전통과 첨단 기술의 만남

UDRB 스니커즈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첫째, 중앙아시아 전통 신발인 Makshi에서 영감을 받은 가죽 부츠.

둘째,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TPU(열가소성 폴리우레탄) 밑창.

셋째, 알마티(카자흐스탄의 도시)의 산악 지형을 상징하는 등산용 로프 끈입니다.

UDRB 스니커즈

이 신발을 조립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가죽 부츠를 TPU 밑창 위에 올린 뒤, 로프 끈으로 묶으면 끝입니다. 접착제도, 못도, 특수한 도구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는 언제든 분리해서 교체하거나 수리할 수 있죠.

이렇게 간단한 구조 덕분에 신발의 각 부분을 따로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죽 부츠는 집 안에서 실내용 슬리퍼처럼 활용할 수 있고, 밑창은 개인의 발 모양에 맞게 맞춤 제작이 가능하죠.

3D 프린팅이 왜 친환경적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3D 프린팅 기술입니다.

3D 프린팅은 재료를 녹여서 밑에서부터 위로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물건을 만듭니다. 적층방식이라고 부릅니다. 이 덕분에 기존의 공정처럼 “자를 때 버려지는 조각”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즉, 필요한 만큼만 쓰는 방식이라 자원 낭비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제조 방식으로는 나무 문짝을 하나 만들 때 필요한 것보다 더 큰 나무 판자를 가져와 잘라내고 구멍을 뚫으면서 많은 부분을 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3D 프린팅은 원하는 모양을 그대로 쌓아 올리기 때문에 불필요한 쓰레기가 생기지 않죠.

또한 3D 프린팅은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지금까지는 장난감이나 부품을 해외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비행기나 배, 트럭을 통해 전 세계로 수송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가 사용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순히 설계도만 있으면 집 근처에서 바로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물류 과정 자체를 줄일 수 있습니다.

3D 프린터로 만든 신발과 순환 경제

UDRB 스니커즈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라는 개념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순환 경제란 “쓰고 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제품을 오래 쓰고, 고치고, 필요할 때는 부품만 교체해 다시 쓰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 신발은 밑창이 닳아도 전체를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밑창만 다시 프린팅해서 교체하면 되죠. 가죽이 해지면 그 부분만 바꾸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훨씬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용이 끝난 TPU 밑창은 다시 녹여 새로운 제품으로 재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신발처럼 모두 접착제로 붙어 있다면 이런 과정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결국 우데르베코프의 디자인은 제품의 수명을 늘리고 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한 셈입니다.

3D 프린팅, 환경을 바꾸는 기술

많은 사람들은 3D 프린팅이 “빠르고 저렴하게 무언가를 만드는 기술” 정도로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기술은 환경 문제 해결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낭비 감소: 필요한 만큼만 재료를 쓰므로 쓰레기가 줄어듭니다.
  • 화석연료 절약: 해외에서 제품을 운송하지 않아도 되니, 비행기와 트럭이 소비하는 연료를 줄일 수 있습니다.
  • 맞춤 제작: 개인 발에 딱 맞는 신발을 만들 수 있어 불필요한 대량 생산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나아가, 현재는 식품 분야에서도 3D 프린팅을 이용해 대체육류를 만드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가축을 대량으로 기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이는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3D 프린팅 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다니야르 우데르베코프의 UDRB 스니커즈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닙니다. 이것은 “기술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상징적인 제품입니다.

신발 한 켤레를 만들더라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오래 쓰고, 어떻게 다시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면 환경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3D 프린팅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제품들이 이런 방식으로 개발된다면, 우리는 “쓰고 버리는 사회”에서 벗어나 “다시 쓰고, 오래 쓰는 사회”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3D 프린팅 관련 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넘쳐나는 지구환경을 조금이나마 좋게 만들 수 있는 제조 방식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단 위에서 소개한 신발만이 아닙니다. 안경이나 가구, 생활용품 많은 분야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개인 뿐 아니라 큰 기업들도 해당 제조 방식들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3D 프린팅과 같은 제조 방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아래 3D 프린터 제품 관련 다른 글들도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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